일사병과 열사병 바로 알기
한여름 현기증, 그냥 넘기지 마세요!
폭염이 지속되는 한여름은 일사병과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 온열 질환에 취약한 연령은 스스로 몸의 변화와 증상을 잘 알아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온열 질환은 언제, 어디서 주로 발생할까?
질병 관리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온열질환자는 낮 12시 ~ 오후 5시에 53.1%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이 중 45.8%는 실외 작업장과 논밭에서 발생했다. 폭염 취약계층이라면 가장 뜨거운 시간을 피해 외출하고 관공서나 경로당 등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 등으로 햇볕을 차단하며 평소보다 활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심혈관 만성질환자와 경동맥 뇌동맥 협착증이 있는 환자라면 탈수 현상에 의한 뇌졸중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중 일사병은 열탈진이라고도 하며 강한 햇볕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때 염분과 수분이 소실되어 생긴다. 어르신에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땀을 많이 흘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두통, 무기력감, 어지럼증, 구토, 식욕부진이 나타난다. 또한, 맥박이 약하고 피부가 차갑고 축축해지며 심하면 졸도에 이른다. 이때 체온은 37 ~ 40도 정도까지 올라간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서 쉬면서 수분을 보충하고 특히 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더 좋다.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기도 하는데 술이나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작용을 일으켜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에서 돌아와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 방문해 수액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한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땀을 흘리는 기능이 망가져 지속적인 체온 상승을 보이는데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되지만 체액량 부족과 땀샘 기능 이상으로 땀이 나지 않아 피부는 건조한 상태다. 맥박도 빨라지는데 이때 몸속 장기들이 열로 인해 기능을 잃게 된다. 극심한 두통, 어지러움, 구역질을 보이며 의식이 혼미해지고 발작, 환각,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
열사병이 발생하면 빨리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벗기고 의식이 저하된 상태라면 함부로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열사병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여러 장기가 손상되면서 뇌부종, 급성신부전 등이 발생해 쇼크를 일으키고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랜 야외활동으로 자외선에 노출되어 빨갛게 되고 부종이나 막이 얇은 수포가 생기는 것을 일광화상이라고 한다. 열이 나고 화끈거리는 통증과 함께 심할 경우에는 두통과 함께 발열과 같은 전신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급성 일광화상에 의해 달아오름과 통증만 있는 경우는 1도 화상으로 대체로 냉찜질 정도의 자가 치료로 해결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발적과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고통스럽다면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일광화상이 일어난 부분에는 물리적 자극이 닿지 않도록 헐렁하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물집이 생긴 경우 터트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터지거나 말라붙도록 내버려 둔다.